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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기본소득이 알려주는 것들』, 야마모리 도루, 삼인, 2018 본문

쟁이다

[후기]『기본소득이 알려주는 것들』, 야마모리 도루, 삼인, 2018

은혜 Graco 2018. 12. 3. 17:21



옮긴이 후기



내가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접한 것은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제국>에서였다. ‘사회적 임금’과 ‘보장소득’이라는 낯선 개념을 통해, 나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외침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진리로 확신하게 되었다. 힘들지언정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치철학적 개념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그것이 의회정치든 직접행동이든―에서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연구와 운동을 함께 모색하는 연구활동가이자 누구보다도 기본소득이 절실한 당사자로서 친구들과 함께 기본소득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기본소득에 대한 친절한 입문서인 동시에 잘 짜여진 구조와 내실을 갖춘 훌륭한 책이었기에, 나는 이 책이 한국 사회에 반드시 소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출간을 추진하던 2012년 무렵은 기본소득이 지금만큼 인구에 회자되던 시절이 아니어서 출판사를 찾지 못했고, 개인 공부 삼아 진행하던 번역도 절반 정도에서 중단되어버렸다. 그렇게 표류하던 책이 6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세상의 빛을 보게 되니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고 감사하다. 모쪼록 집어들 때는 가볍지만 내려놓을 때는 묵직한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한다.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지만, 제일 먼저 후지이 다케시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저자의 친구이기도 한 후지이 선생님이 삼인출판사를 연결해주지 않았다면, 이 책은 기본소득에 관심이 있으면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만 향유하는 자료로 남았을 것이다. 더불어 기본소득을 접했을 무렵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토론했던 연구공간 L 친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때 함께한 시간이 또 하나의 열매를 맺었구나, 하며 흐뭇해했으면 좋겠다. 또한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맡아주신 삼인출판사와 오래 묵어 들쭉날쭉한 원고를 말끔히 다듬어주신 이수경 선생님께, 그리고 여러 가지 질문에 성심으로 답해주신 광문사와 저자 야마모리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 인사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을 빌려볼까 한다. “기본소득 없는 사회에서 나를 키워주신”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나아가 기본소득이 있는 사회에서 가족의 틀을 넘어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그날을 앞당기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2018년 11월 21일

행신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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