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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문화수요할인(천원 올라서 6천원!)을 야무지게 챙겨 먹고 있는 터라 개봉 첫날 재빨리 를 보고 왔다. MGM에겐 어림없는 소리겠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이 트릴로지로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와 는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별책부록 같은 영화다. 를 보고 '거봐, 내가 뭐랬어'라며 혀를 찼지만, 마치 명탐정 코난을 꾸역꾸역 챙겨보듯 정으로, 의리로 도 보고 왔다. 는 나의 최애작인 과 수미쌍관을 이루고 있다. 내가 다니엘 크레이그 007 시리즈를 애정함에 있어 의 지분은 8할에 가깝다. 도 의심의 여지없는 역작이지만 이 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어준 의 공만 할까 싶다. 흑백의 혈투씬으로 시작하는 건배럴 시퀀스와 마다카스카르 공사장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파쿠르 액션 시퀀스는 그 자체로 이전 007..
2015. 10. 7 를 봤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정조가 안 미친 게 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사도'의 대상은, 아비도 아들도 박복한 궁궐의 여인네들도 아닌 어린 이산이었다. 영조가 눈물을 흘릴 때는 '당신은 울 자격도 없다'는 눈으로 쏘아보게 되고 사도가 울 때는 '진즉에 궁을 떴어야지'라며 혀를 차게 됐는데, 어린 산이 울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마도 나는 어린 산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영조와 사도 두 사람 모두에게서 '윗세대'를 발견한 것 같다. 그러나 영조와 사도는 전혀 다른 인간이다. 사실 영화를 곱씹을수록 사도가 미쳐 날뛴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맙기까지 하다. 사도가 미치지 않고 영조의 관점에서 '성군'이 되었다면, 아마 아들 산에게 할아버지 못..
교재 : Dellenbaugh, Mary, et al., eds. Urban Commons: Moving Beyond State and Market. Vol. 154. Birkhäuser, 2015 1회차 텍스트Markus Kip, Majken Bieniok, Mary Dellenbaugh, Agnes Katharina Mullei, Martin Schwegmann "Seizing the (Every)Day: Welcome to the Urban Commons!"Brigitte Kratzwald "Urban Commons - Dissident Practices in Emancipatory Spaces"Markus Kip "Moving Beyond the City: Conceptualizing Urban ..
3년 전(2013년 6월 25일)에는 이런 글도 썼었다. 그리고 3년이 흐른 지금은...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69&aid=0000150638 최저임금 1만원 6월 27일은 최저임금 의결 법정시한이다. 법정시한을 일주일가량 남겨둔 지난 21일 4차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결렬되었다. 사용자측은 동결을, 노동자측은 5,910원 안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4년 최저임금 논의구도는 4,860원 대 5,910원의 대결로 요약되는 것일까. 아니다. 이것은 그저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안의 풍경일 뿐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건물 앞에서는 6월 8일부터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한 농성이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24일에는 ..
재작년(2014년 5월 18일)에 이런 글을 썼더랬다. 그리고 2년 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의 압박과 회유가 뒤섞인 음성이 공개되었다.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2&oid=032&aid=0002710775 방송'국'과 언론자유는 양립할 수 없다 ‘방송국이 옳은 표현이냐, 방송사가 옳은 표현이냐’ 대학 때 들었던 한 언론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던진 질문이다. 학생들에게 손을 들게 했고, 나는 방송사에 한 표를 던졌다. 이 질문의 맥락은 이렇다. 방송국은 방송언론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했던 군사정권의 잔재이며, 방송사는 그러한 과거와 단절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보다 중립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정부기관의 하나인 방송국이 아니라 독립적인 경영권과..
* 스포일러는 알아서 주의 :) , 그리고 믿음에 관한 세 개의 성경구절 "그들이 놀라고 무서워하여 그 보는 것을 영으로 생각하는지라 /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 /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 (누가복음 24:37-39) 영화 은 위의 성경구절을 제사(題詞)로 삼고 있다. 감독은 이 성경구절을 인용함으로써 이 '믿음/의심'에 관한 텍스트임을 밝힌다. 의 키워드이자 희대의 떡밥인 '현혹' 또한 섣부른 믿음에 대한 경계를 주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누가복음 24장은 예수의 부활 이후를 다루고 있는데, 이 제사는 부활한 예수가 엠마오로 가던 두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