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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 소수자' 신화는 아시아 여성이 겪는 인종주의적·성차별주의적 폭력을 감춰버린다 - 이안지영 & 샤오베이 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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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 소수자' 신화는 아시아 여성이 겪는 인종주의적·성차별주의적 폭력을 감춰버린다 - 이안지영 & 샤오베이 첸

은혜 Graco 2021. 4. 1. 21:04

 

원문 출처: 더컨버세이션 bit.ly/3wdw8ol 

글쓴이: 이안지영, 샤오베이 첸

옮긴이: 은혜

 

 

 

316일 애틀랜타에서 있었던 특정 대상을 향한 총격에서 비참하게 죽임당한 8명 중 6명이 아시아 여성이었다. 당초 애틀랜타 경찰은 혐오 범죄임을 부정했는데, 사건을 범죄자의 입장에서 조명한 일부 언론 보도와 맞물려 북미 전 지역사회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터져나왔다.

 

반아시아 인종주의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한 가지 이유는 '모범적 소수자' 신화와 불가분하게 얽혀있다. 모범적 소수자 신화는 근면하고 독립적이며 똑똑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아시아인이라는 만연한 스테레오타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일견 긍정적으로 보이는) 이 스테레오타입은 반아시아 인종주의, 빈곤, 노동 착취(labour abuse), 심리적 필요 등 많은 사안을 감춰버린다. 노동계급 아시아 여성들이 살고 있는 현실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또한 이 신화는 종종 인종 간 연대를 깨뜨렸으며, 선주민, 흑인, 그 밖의 다른 인종 집단들에 반하여 사용되어왔다.

 

 

노동계급 아시아인의 현실

 

모범적 소수자로서의 아시아인이라는 신화는 사회학자 윌리엄 피터슨(William Pettersen)이 쓴 1966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대중화되었다. 과거 수십 년간 모범적 소수자로서의 아시아인이라는 신화는 반아시아 인종주의에 대항하는 논거로서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이 신화는 아시아인이 룰을 잘 지키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나 정부 정책상의 관심을 보장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역차별까지 들먹이며 몇 안되는 아시아계 미국인 및 캐나다인의 성공 스토리를 부각시킨다. 지도층은 아시아계 캐나다인 및 미국인의 성공 사례를 깊게 뿌리 박힌 체계화된 인종주의를 부인하는 데 가져다 쓰면서 그 성공을 피부색을 가리지 않는사회의 증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희에 찬 어조는 노동계급 아시아계 캐나다인 및 미국인의 현실을 구조적으로 기각하고 있다. 또한 젠더와 섹슈얼리티가 교차하는, 아시아 여성에 대한 특정 형태의 반아시아 인종주의도 배제하고 있다.

 

 

못 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모범적 소수자로서의 아시아인이라는 신화는 모범, 다시 말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소수자가 될 것을 독려 당하는 아시아인 주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서사는 본질주의적 타자라는 관념, 모범집단을 구성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만들어낸다. 더불어 난제를 극복하려는 집단의 잠재적 집합 행동을 좌절시킨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모범적 소수자 신화가 아시아인에게 긍정적인 스테레오타입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한 연구 인터뷰에서 나온 혹자의 말처럼) "민폐 끼치지 않고 우리 문제는 우리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정서는, 아시아계 캐나다인의 사회-경제적·정치적·교육적·심리적 필요를 대중의 시야에서 감춰버린다.

 

 

높은 빈곤율

 

아시아계 캐나다인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2016캐나다 센서스 데이터 분석에서 한국계, 아랍계, 서아시아계 캐나다인의 빈곤율이 27~32%”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계 캐나다인과 흑인 캐나다인도 빈곤율이 20%에 달했다. 백인(12.2%)보다 빈곤율이 낮은 소수자 집단은 필리핀계(7.2%)가 유일했다.

 

특히 캐나다에서 태어난 사람들 중 아시아계 캐나다인은 숙련직으로 많이 대표되고 있으나, 아시아계 캐나다인의 높은 빈곤율을 보면 특히 이주민들 가운데 이들이 저임금직으로 과잉대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는 많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불안정한 이주민 지위, 젠더 정형화, 아시아 여성의 몸에 대한 물신화로 인해 겪고 있는 여성화된 빈곤·폭력·착취를 또렷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실제로 반아시아 인종주의는 아시아 여성의 성애화, 아시아 여성의 몸에 대한 물신화, 성노동에 대한 낙인과 뒤얽혀 있다.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식민지 시대의 관념

 

아시아 여성의 성애화는 유럽이 아시아 태평양을 식민지화한 역사와 아시아 여성을 이국적인성적 대상으로 구축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식민지 시대의 관념에서 연원한다. 북미의 경우, 정착민 식민주의가 아시아 이주민들을 백인 국가의 생물학적 재생산을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일례로 19세기 말~20세기 초 캐나다의 중국인 인두세(Chinese Head Tax)와 중국인 배제법(Chinese Exclusion Act)을 들 수 있다. 이주 금지를 둘러싸고 중국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백인 여성보다 부도덕한 것으로 상정되었다. 중국 여성을 잠재적 성노동자로 만듦으로써 합법적인 이주를 배제하는 것이 정당화되었다.

 

 

여성화된 노동력

 

아시아 여성 이주민은 주로 가사노동, 돌봄노동, 서비스 산업, 성 산업 등 여성화된[여성적인 것으로 규정되는] 노동력으로 고용된다. 이 여성화된 저임금 노동은 전통적으로 백인 여성의 일로 간주되어 왔으나, 이제는 대부분 인종화된[인종을 통해 규정되는] 여성이 맡고 있다. 이러한 노동에서 아시아 여성 노동자들은 다루기 쉬운 이상적인노동력으로 정형화된다.

 

불안정한 이주민 지위를 가진 아시아 여성 노동자들은, 추방 위협에서 비롯되는 노동 착취, 학대, 경찰 폭력에 특히 취약하다. 그러나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아시아 성공 신화에 대한 상찬 속에 침묵 당하고 있다.

 

모범적 소수자 신화는 상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덫을 되풀이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아시아 집단 내 연대와 다른 인종화된 사람들과의 연대 모두를 구축할 대안적인 서사가 필요하다.

 

 

 

이안지영 | 칼턴대 선주민·캐나다학부 강사 

샤오베이 첸 | 칼턴대 사회학·인류학과 부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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