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기본소득-예술-(탈脫척도)‘다른’ 시간 속에서 ‘다르게’ 욕망하기 예술의 측정불가능성 예술인/창작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잖아’라는 부러움 섞인 시선과 우화 속 베짱이나 룸펜 바라보듯 하는 야유의 시선. 이들도 조금 불규칙할지언정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뭔가를 생산하는 사람인데, 그리고 단속적이지만 계약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하는데 왜 유독 이런 양가적인 시선을 받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예술/창작 활동의 측정불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예술은 노동/비노동의 점이지대에서 명맥을 이어온 아주 독특한 생산부문이었다. 이것은 오늘날 생산양식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이른바 ‘비물질적 생산’의 원형과도 같다. 생산과정과 생산물 모두 비물질..
옮긴이 후기 내가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접한 것은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에서였다. ‘사회적 임금’과 ‘보장소득’이라는 낯선 개념을 통해, 나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외침을 단순한 구호가 아닌 진리로 확신하게 되었다. 힘들지언정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치철학적 개념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그것이 의회정치든 직접행동이든―에서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연구와 운동을 함께 모색하는 연구활동가이자 누구보다도 기본소득이 절실한 당사자로서 친구들과 함께 기본소득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기본소득에 대한 친절한 입문서인 동시에 잘 짜여진 구조와 내실을 ..
옮긴이 후기 이 책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나는 제목만 보고 안토니오 네그리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겠거니 했다(이 책의 원제는 『안토니오 네그리: 혁명의 철학』이다). 하지만 책을 펴자마자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롭고 야심찬 기획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자크 랑시에르를 시작으로 알랭 바디우, 에티엔 발리바르,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미셸 푸코, 그리고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까지, 목차에 내로라하는 정치철학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일본어와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게 전부인 내가 이 책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책의 매력에 이끌려 겁도 없이 덜컥 번역을 맡아버렸다. 번역을 마무리한 지금, 나는 우리 시대의 혁명을 사유하는 데 꼭 필요한 책을 번역했다..